새로운 씨앗을 뿌릴 때 작년 이맘때 공원으로 산책을 가는 길이었다. 아침 출근길이었는데 은행원들로 보이는 이들이 줄을 서고 무언가를 나누어주는 모습이 보였다. 노란 유니폼을 입은 은행원들은 밝은 미소를 띄며 비닐팩에 담긴 씨앗을 내민다. 나에게 준 씨앗은 상추였다. 녹색 상추가 싱그럽게 그려넣어진 봉투가 꽤 마음에 들었다. 평소 이런 것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던지라 처음에는 별 감흥이 없었다. 은행에서 홍보차 나누어주는 정도의 의미랄까. 근데 집에 가져와 가만히 보니 씨앗이란 무언가의 가능성을 지닌 시초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당시 나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상황이었고 그 씨앗이 마치 내가 하는 행동들과 매칭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고 내가 씨앗을 흙에 심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2016년의 하루를 남겨놓고 사람들은 처음과 끝이라는 시점에 의미를 부여한다. 시작단계에서는 설레며, 무언가 잘해보려는 마음에 목표와 계획을 세우며, 의지를 불태운다. 그리고 마무리단계에서는 그 시작시점의 목표를 얼마나 이루었는지를 가늠하며, 자신을 치켜세우기도 하고, 후회하며, 자책하기도 한다. 개중에는 그런 의례적이고, 작위적인 행동이 싫어 그냥 아무런 계획도 없이 살겠다고 다짐도 한다. 어찌되었든 우리는 이러한 일상적 습관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것은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교육받고, 많은 매체들을 통해 정보를 인지하는 사람이라면, 결코 나 몰라라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렇기에 나도 올 해의 시작과 끝을 돌아보게 된다. 간단히 말해 전체적으로 마음먹었던 일의 대개가 실패로 끝났다. 개 중에는 절..
내 삶에 또 하나의 전략적 실패가 늘어났다. 매번 세우고, 무너지는 계획과 전략이 파도에 쓸려가는 모래성 처럼 허물어지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쓰리다. 이번에도 실패라니 그 쓴 맛이 입 안에서 맴돈다. 실패는 언제나 교훈을 남긴다. 그런데 그 교훈이라는게 매번 알게되는, 즉, 알면서도 같은 실수를 하게 된다는 사실에 더 큰 무력감을 느낀다. 왜 다시 실패는 반복될까하는 아쉬움과 한탄은 결국 내 자신에게로 책임이 귀속된다. 단순히 결과에 대한 평을 해보면, 원인은 단순하다. 제대로된 전략을 구사하지 못했으며, 열심히 실행에 옮기지 못했으며, 나태와 잡념이 목표로 향하는 발걸음을 더디 말들었기 때문이다. 즉, 내 자신의 문제이다. 어떠한 핑계를 대어도 그건 비겁함이며, 어리석음이며, 오만이다. 그건 결국 내..
이제서야 1차 분기점을 돌파했다! 이번 학습기회에서 난 또다시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또다시 겪었으며, 역시나 부족한 부분을 다수 발견하였다. 여전히 게으름과 느긋함은 내내 집중력을 빼앗았고, 전략적 사유는 더뎠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8월에 위기를 직감하고, 어느정도의 드라이브를 걸었기에 지금이라도 분기점을 맞이 할 수 있었다. 분기점! 이전과 이후를 가르는 유의미한 구분의식! 사실 할 수 있는 건 단순할 정도로 명명백백하다. 실제로 얼마나 몰입하여 일정 시간을 밀어붙이는 것이 힘들 따름이다. 오늘의 이 기분을 사실 잘 인지하지 못한다. 아직 과정 중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오늘의 이 분기점을 이곳에 기록하는 건 빼먹고 싶지 않다. 이제 다시 블로그에 글을 꾸중히 올릴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