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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우, 봄과 여름의 전환점의 절기


매년 찾아오는 24절기 중 봄의 마지막 절기인 곡우! 곡우가 되면 언제나 마음이 설레인다. 그리고 시점은 2011년으로 회기하여 그때의 나를 떠올린다. 인생을 돌이켜 보면, 3막 정도에 해당하는 그 당시의 새로운 선택은 여러 면에서 나를 자극한다. 곡우는 그런 날이다!


2011년 4월 20일, 곡우날! 화창한 4월의 하늘을 보며,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세상에 접속했다. 그것은 리스크를 많이 안은, 그러나 그 당시에는 그래야만 한다는 필요에 발을 딛뎠던 나로서는 꽤 용기를 낸 일이었다. 그 화끈거림과 긴장감, 한편으로는 기대감으로 감정은 복잡하게 소용돌이 친다.


관문을 열고, 들어선 낯선 그 곳에서 일주일이 지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기술을 연마하는 과정에서 적응하기에 이른다. 인간은 처음의 결단과 발디딤이 어렵지 막상 돌입하면, 어떻게든 하게 된다는 실증적 사례를 몸소 체험한다.


그곳에서 만난 결혼 5년차의 주부이면서, 동생이었던 친구는 정말이지 나와 어찌나 그리도 찰떡궁합으로 통했는지 주구장창 붙어다니며, 많은 대화를 하고, 가까워 졌다. 2011년 한 해를 그 친구와 그 분야에서 나름의 노력을 했었다.


결론적으로 곡우의 새로운 시작은 결국 나의 약한 지구력과 담력의 부족으로 잠정적 중단을 하고 말았다. 많은 이들은 그 중단을 끝남으로 이해하지만, 나는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 선택은 결코 잘못된 선택이 아니었다. 단지 시기적으로 순서가 뒤바뀌었다고 할 수 있을 따름이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그때가 아니었다면 절대로 평생 시작하지 않았을 일이기도 하다. 그마만큼 나를 아는 이들이면, 재삼 진위를 확인했던 그 일!



곡우에 비가 내리면, 그 해 농사가 잘 된다는 풍습적 믿음이 있다. 곡우였던 어젯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비가 내린다. 왠지 난 곡우에 내리는 이 비가 진짜 봄비처럼 느껴진다.


어제도 4월 20일 곡우라는 자의식이 온종일 나를 지배했다. 왠지 의미있게 보내고 싶어지고,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진다. 다행히도, 어제 꽤 많은 새로움과 자각을 했다. 과거는 결코 사리지지 않고, 자연스레 썩거나 발효되어 미래의 자양분이 되어 보다 새로운, 아니면 보다 숙련된 나를 만든다. 이러한 성찰을 매번의 곡우때 했지만, 올해의 곡우는 보다 특별하게 다가온다.


농경시대 곡우 때 볍씨를 물에 담는 풍습대로, 앞날의 위한 프로그램 볍씨를 머리에 재운다. 오늘의 봄비가 그 볍씨에 생명요소가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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