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이 앞바다를 6년만에 찾았다. 넓은 시야가 탁 트여 도시의 찌든 스트레스를 날리는 듯 했다. 바다를 보고 있으면 왜이리 바쁘고 재미없게 사는 것인지 스스로를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다. 서해바다는 동해처럼 출렁이는 파도는 없다. 잔잔한 밀물과 썰물만이 서해의 쓸쓸함과 포근함을 느끼게 한다 노오란 해몰이의 빛깔은 가을날의 낯빛처럼 따스하다. 해변에 노니는 사람들의 실루엣들이 엉켜서 마치 한폭의 수채화를 감상하는 듯 하다. 햇볕에 부서지는 움직임들과 그림자들은 아려한 옛추억을 상기시킨다. 해가 지는 풍경은 클라이맥스를 지나 한 인생을 정리하는 마무리의 인상이 강하다. 일몰에 우리는 많은 메타포를 담는다. 인생의 뒤안길이라든지 노년의 삶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더불어 삶을 마무리하는 순간을 의미케 하..
남해안은 온통 이순신의 발자취가 남겨져 있다. 남해안을 돌다 보면 가히 이순신 장군의 눈부신 업적과 한국사에 있어 대웅이며,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수호신이라고 여겨도 문제가 없다. 남해안의 서남쪽 끝인 목포의 유달산 유적봉을 시작으로, 해남의 전라우수영, 명량해전의 대역전극의 현장인 진도의 울돌목, 2번째 백의종군과정에서 군영을 갖추기 위한 여정지인 장흥, 보성, 강진을 거쳐, 여수의 전라좌수영, 노량해전의 격전지이자 이순신장군이 전사했던 남해, 조선해군의 작전사령부격이며 통제영의 이름을 줄여 지명이 된 통영, 학익진의 한산도, 부산해전의 부산포 등 이순신은 남도지역을 꿰뚫는 핵심키워드이다. 이 중 이순신 장군이 수군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전열을 가다듬은 고향과 같은 곳이 여수이다. 여수의 진남관은 지금..
군산의 첫 코스는 먹는 곳이었다. 이미 1박2일이나 다른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출연한 곳이라 군산을 찾는 여행객들이 마치 이슬람신자들이 성지인 메카를 찾듯이 경유하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복성루'다. 이미 이름에서도 풍기는 것처럼 중국요리를 하는 식당으로 주종목은 '짬뽕'이다. 서울에서 서해고속도로를 내달린지라 꽤나 허기졌다. 일찍 왔으니 줄은 얼마 길지 않아 빠른 시간내에 먹을 수 있다고 상상한 건 큰 착각이었다. 도착했을 때 이미줄은 출입구에서 한바퀴를 내둘러 대략 20미터쯤 떨어진 곳에 있었다. 줄이 길어 다른 상점의 출입을 막아 중간에 끊어져 다른 쪽으로 줄을 만들었다. 이 정도로 줄을 서서 먹을 만한 가치가 있을까라는 의구심으로 고민을 계속 하다 잠깐 뒤를 돌아 보았을 때 내 앞에 선 줄보다 더 길..
군산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만능정보를 제공하는 한국포털계의 도라에몽, '네이버'로 검색해본다. 역시나 수도 없이 기사와 블로그 후기들이 넘쳐난다. 유명하다고 하는데 무엇이 왜 유명한지는 잘 모르겠다. 언제나 그 안에는 장사꾼들이 들어앉아 오기를 꼬시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선뜻 믿어지지 않기도 하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많이 가본 데가 무엇인지는 알 필요가 있다. 우선 군산은 항구가 있는 오래된도시로 전라북도 지역에서 전주, 익산과 함께 대표지역이라 할 수 있다. 새천년 들어 이곳의 갯벌과 바다를 메워 간척지를 넓히고 있는데 너무나도 유명한 새만금이다. 이미 몇 차례 간 지라 별로 감흥은 없다. 역시 여행은 새로운 장소, 새로운 음식, 새로운 풍경을 보기 위함이랴! 평소에 눈여겨 둔 일제시대에 지어진 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