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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의 첫 코스는 먹는 곳이었다. 이미 1박2일이나 다른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출연한 곳이라 군산을 찾는 여행객들이 마치 이슬람신자들이 성지인 메카를 찾듯이 경유하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복성루'다. 이미 이름에서도 풍기는 것처럼 중국요리를 하는 식당으로 주종목은 '짬뽕'이다. 

 

 

 

서울에서 서해고속도로를 내달린지라 꽤나 허기졌다. 일찍 왔으니 줄은 얼마 길지 않아 빠른 시간내에 먹을 수 있다고 상상한 건 큰 착각이었다. 도착했을 때 이미줄은 출입구에서 한바퀴를 내둘러 대략 20미터쯤 떨어진 곳에 있었다.

 

 

줄이 길어 다른 상점의 출입을 막아 중간에 끊어져 다른 쪽으로 줄을 만들었다. 이 정도로 줄을 서서 먹을 만한 가치가 있을까라는 의구심으로 고민을 계속 하다 잠깐 뒤를 돌아 보았을 때 내 앞에 선 줄보다 더 길게 늘어서 있었다. 순간 뿌듯함과 보람찬 느낌을 넘어 묘한 쾌감까지 일어났다. 인간의 심리란 얼마나 오묘할까?

 

그렇게 줄을 서길 20분이 지나자 1미터쯤 전진한다. 다시 돌아본다. 더 길어진다. 여기저기서 이런 진풍경은 보기 힘들다며 연신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댄다.

 

 

입장하는데까지 2시간이 걸렸다. 짬뽕이 나오는데는 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짬뽕은 그간 내가 보아온 것과는 좀 다른 비주얼이었다. 고명으로 올라온 돼지고기는 꽤나 맛있었다. 오랜 기다림에 대한 스스로를 위로 하고 싶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더랬다.

 

어째거나 맛은 꽤 좋았다. 그러나 2번은 이렇게 쌩쇼를 해가면서 오고 싶지는 않았다.

 

 

국물맛도 상당히 이색적이이었다. 짬뽕을 좋아한다면 한번 정도 먹어볼 만한 맛이다. 그러나 2시간은 오버다.

 

 

2시간의 기다림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기라도 하듯 함께 한 동지들도 셋팅되 짬뽕 그릇을 앞에두고 카메라에 담아댄다.

 

사람들은 맛있는 걸 추구한다. 근데 사람들은 맛보다 어떤 특이한 문화, 티비에 나온 유명한 어떤 체험을 함으로써 많은 이들이 한 행동양식에 동참하고자 하는 의식에 더 의미를 두는 듯 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 긴시간을 길거리에 내다 버릴 수 있겠는가?

 

어쩌면 이런 이질적인 체험도 여행의 또다른 묘미일 수도 있다. 평생 잊지 못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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