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비가온 후 날씨가 추워졌다. 전기장판을 켜고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는 데 왠지 낯설다. 따스한 기운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고장난 것이다. 빌어먹을! 14년간 썼으니 이제 자연으로 돌아갈 때가 됐다고도 생각했다. 보내주자! 옛님이 떠났으니 새로운 님을 맞이해야 할 터. 채널을 돌리다 평소 보지 않던 TV홈쇼핑에서 채널변경을 멈쳤다. 온수매트가 방송되고 있었다. '견물생심'이라 하지 않았는가. 물건을 보면 욕심이 나는 게 인간이니까. 그래서 홈쇼핑은 거의 보지 않았는데 '궁하면 통한다'더니 유심히 쇼호스트들의 현란한 이빨세례를 들었다. 제품명 "일월 뉴듀얼하트 온수매트(퀸)", 전자파도 없다고 해서 예전에 잠시 알아보았을때 물이 새고, 모터소리가 시끄럽다는 후기를 보고 단념했더랬다. 근데 모터도 없..
군산의 첫 코스는 먹는 곳이었다. 이미 1박2일이나 다른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출연한 곳이라 군산을 찾는 여행객들이 마치 이슬람신자들이 성지인 메카를 찾듯이 경유하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복성루'다. 이미 이름에서도 풍기는 것처럼 중국요리를 하는 식당으로 주종목은 '짬뽕'이다. 서울에서 서해고속도로를 내달린지라 꽤나 허기졌다. 일찍 왔으니 줄은 얼마 길지 않아 빠른 시간내에 먹을 수 있다고 상상한 건 큰 착각이었다. 도착했을 때 이미줄은 출입구에서 한바퀴를 내둘러 대략 20미터쯤 떨어진 곳에 있었다. 줄이 길어 다른 상점의 출입을 막아 중간에 끊어져 다른 쪽으로 줄을 만들었다. 이 정도로 줄을 서서 먹을 만한 가치가 있을까라는 의구심으로 고민을 계속 하다 잠깐 뒤를 돌아 보았을 때 내 앞에 선 줄보다 더 길..
수많은 드라마가 쏟아져 나온다. 그 안에서 펼쳐지는 연기자들의 열연들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하고, 달래기도 한다. 명품 연기일수록 몰입도는 높이 치솟는다. 반대로 어설프거나 과한 연기로 채워지는 드라마는 몰입도를 떨어뜨려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받는다. 주연만 잘한다고 드라마가 성공하지는 않는다. 주연보다 많은 조연들의 뒷받침이 없는 한 드라마는 금새 시들해진다. 주연과 조연의 찰떡같이 끈덕지고 찰지게 이어질 때 생명력은 빛을 발한다. 생각보다 이러한 몰입을 이끌어내는 드라마, 아니 보다 잘게 조게어 그러한 장면을 보여주는 부분을 찾기란 꽤 힘들다. KBS의 새 수목드라아 '장사의 신'은 이러한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6회 말미 2분여동안의 장면에서 쏙 뺘져들었다. 최돌이역을 맡은 이달형과 주인공 천봉..
초등학생과 중학생에게 논술을 가르치는 일은 쉽지 않다. 아이들의 어휘수준이 아직 여물지 않았으며, 배경지식이 다소 적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학습기간과 체험기회의 부족함에서 비롯된 것이며,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일단 글을 쓰는 연습으로 많은 논술 교육 현장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라는 것이다. 어떤 선생의 경우 '연상연습'을 통해 '마법의 양탄자'를 타는 생각이 났다면 그런 글을 써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웃음을 참느라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모든 국어선생님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국어라는 과목에서 마치 파생되는 과목인 것처럼 오도하는 현실들을 보다보면 안타깝고, 내 아이에겐 절대로 논술사교육은 시키지 않겠다고 다짐까지 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