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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타이슨은 불세출의 복싱스타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현대 복싱의 흐름을 내멋대로 마이크 타이슨의 전과 후로 나눈다. 니가 뭔데 누구마음대로 그렇게  분류하느냐고 따진다면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역대 복싱스타를 모두 모아 보았을 때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보면 무하마드 알리와 마이크 타이슨 뿐이다. 물론 어떤 이들은 록키 마르시아노도 있고, 



조지 포먼, 죠 프레이져, 마빈 헤글러, 슈가레이 레너드, 오스타 델라 호야, 차베스 등등을 꼽기도 하지만 인지도 면이나 복싱이라는 스포츠를 전세계에 알린 공헌도, 복싱을 떠올릴 때 우리의 뇌리에 가장 빨리 떠오르는 상징성을 고려해보면 무하마드 알리와 마이크 타이슨에 비견하기 어렵다.



무하마드 알리와 마이크 타이슨의 복싱 스타일은 완전히 다르다. 



무하마드 알리는 아웃복서로 빠른 풋워크로 링을 누비며, '벌처럼 날라서 나비처럼 쏜다'라는 무하마드 알리 자신의 말대로 기회를 포착하면 몰아치는 테크니션인 반면, 마이크 타이슨은 인파이터로 상대방의 품안으로 계속 파고들며 상대방을 로프로 밀어붙이는 공격형 복서다. 워낙에 반대의 스타일을 구사하기 때문에 무하마드 알리는 '아웃복서'의 대명사로, 마이크 타이슨은 '인파이터'의 대명사로 각각 자림매김하고 있다.



특히 마이크 타이슨의 헤드슬립과 위빙을 섞어 상대방의 주먹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상대방의 안면과 관자놀이에 핵주먹을 꽂아넣는 피커브 스타일의 파이팅포즈는 이미 그 자체로 마이크 타이슨을 상징하는 이미지다. 




우리에게 잘 알려져있는 일본 만화영화 '더 파이팅'에서 주인공 잇뽀가 타이슨의 이 피커부 스타일과 인파이팅을 구사한다. 참고로 복싱 경기보다 더 재미 있는 것이 이 '더 파이팅'이라는 만화다. 한번 보기를 권한다.


사실 마이크 타이슨이 최선성기를 달릴 때는 내가 초등학생이었기 때문에 그의 경기가 내 뇌리에 남는 것은 없다. 기껏해야 1995년 감방에서 3년을 썩고 나온 이후 재기전에서 순식간에 들이닥쳐 불쌍한 희생양을 링바닥에 눕힌 기억 정도다. 그리고 그 유명한 에반드 홀리필더의 귀를 물어뜯어 돌연 '핵주먹'에서 '핵이빨'로 변모하기도 했으니 어찌보면 내가 본 마이크 타이슨의 모습은 이렇게 하향세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얼마전 다시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의 하이라이트 경기를 보고 심장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마이크 타이슨의 하이라이트 경기는 그의 아마츄어 당시 헤드기어를 쓰고 나온 모습부터 시작이었다. 그리고 프로로 데뷔하여 강자들을 하나 하나 쓰러뜨리며 최정상에 올라가는 마이크 타이슨의 하이라이트 모습은 만화처럼 느껴졌다.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상대방이 긴 리치로 펀치를 뻗으면 머리로 살짝 살짝 피한 후 어느새 상대방의 턱밑으로 파고들어 좌우 어퍼컷으로 상대방의 복부를 강타한 다음 좌우훅으로 얼굴을 때리고 나면 상대 선수는 술에 취한 듯 춤을 추다 낙엽처럼 떨어져 나갔다. 마이크 타이슨의 하이라이트 경기 대부분이 거의 이런 스토리로 이어져 나갔다. 최전성기의 마이크 타이슨은 무적이었다.


마이크 타이슨의 하이라이트 경기를 다시 보고 다시 보고, 그 자체로 통쾌함과 짜릿함을 느끼는 맛에 계속 돌려 보았다. 그리고 안타까웠다. 마이크 타이슨이 좀더 성실하고 똑똑하게 자신의 경력과 훈련을 잘 케어했다면 전성기를 더 이어나가 살아있는 전설로 명예롭게 은퇴를 했었을 텐데하고 말이다. 2005년 마지막 나약한 패전경기 이후 타이슨이 불명예스럽게 은퇴를 했지만 이미 에반더 홀리필더의 귀를 물어 뜯고 무효패를 당한 이후 마이크 타이슨의 몰락이 시작되었으며, 사실상 이때 부터 복싱의 인기도 사그라 들었다. 모든 프로스포츠는 스타가 있어야 장사가 잘 되는 것이지만 마이크 타이슨을 대체할 만한 복싱스타는 없었다. 호야나 파퀴아오, 메이웨더를 마이크 타이슨의 옆에 갖다 붙이기엔 균형이 너무 맞지 않는다. 물론 그들은 훌륭한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슈퍼스타가 아니다.


마이크 타이슨의 하이라이트 경기는 그가 복싱의 전설이라는 살아있는 증거고, 어느 누구고 타이슨의 하이라이트 경기를 보면 수긍을 하게 될 것이다. 스포츠세계에서 이 정도의 유명세를 가진 슈퍼스타는 그다지 많지 않다. 농구의 마이클 조던, 축구의 디에고 마라도나, 골프의 타이거 우즈, 수영의 마이클 펠프스 정도가 그러한 인물들이다.



마이크 타이슨의 전적 또한 화려하다. 프로전적 58전 50승 6패 44KO승, 무효 2! 화려한 그의 전적은 사실 그의 불성실한 훈련자세와 방탕한 생활로 막을 내렸다. 92년 성폭행 혐의로 교도소로 가면서 끊어진 그의 경력이 그대로 이어졌더라면 새로운 역사와 전적을 썼을텐데 말이다.



이 대목에서 그의 아버지같은 코치 커스 다마토의 사망도 안타까울 뿐이다. 영웅은 위대한 스승을 가진다 했는데 마이크 타이슨에게 있어 커스 다마토는 정신적 지주였다. 그를 교육하고 복싱을 가르친 공으로 그는 슈퍼스타가 된 것이다. 어찌보면 마이크 타이슨은 참 우여곡절이 많은 복서이기도 하다. 코치가 더 살았다면 그의 전적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다시 쓰였을 것이다.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 현대복싱의 최전성기를 이끌고 그 마지막 무대의 주인공이었던 전설의 인파이터 복서, 다시 그의 하이라이트 경기를 돌려보며, 압도적인 복싱경기의 도래를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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