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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인들에게 동양무술하면 생각나는 사람은 누구일까? 성룡과 견자단, 이연걸이 헐리우드 영화에 출연하면서 많은 작품을 남겼지만, 그 캐릭터 자체가 아이콘이 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소룡이 단연 으뜸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소룡은 최초로 동양무술을 들고, 미국의 영화계를 선점한 선각자와 같다.

 

 

 

더구나 단순한 영화배우를 넘어 절권도라는 자신의 무술철학과 트레이닝 방법을 체계화 하였다. 절권도는 한국의 남자들의 심장에 불을 지폈으며, 너나 할 것없이 그의 액션과 괴음, 묘한 표정을 따라하는 것을 넘어 그의 수제자를 자처하는 사람들도 나온다.

 

 

예를들어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절권도를 수련하여 유명한 대사 '옥상으로 따라와'를 던지고 불꽃 쌍절곤 솜씨로 선도부를 일망타진하는 부분이 백미였다. 우리집에도 절권도 교본이 있을 정도이니 이소룡의 영향력은 가공하다.

 

 

이소룡의 상징과도 같은 단어들을 정리해보자.

쌍절곤, 노란 트레이닝복, 절권도, 아비요, 드래곤킥, 매끈 근육, 가문의 저주, 신비스런 죽음 등 그를 구성하는 핵심표현들은 하나같이 그가 창조한 것들이다.

 

 

이소룡의 유작 '사망유희'이 경우 완성을 하지 못하고, 사망한 이후 대역이 이 영화를 완성했는데 사망유희가 단순히 유작이라는 이유만으로 유명한 것만은 아니다. 사망유희라는 작품에선 미국 NBA 농구스타이자 이소룡의 무술제자였던 카림 압둘자바와 압도적인 신장차이를 뛰어넘는 드래곤킥으로 많은 이들의 뇌리에 그대로 남아있다.

 

 

그 뿐인가. 이 사망유희 작품에서 입은 노란 트레이닝복 슈트는 이소룡 그 자체를 의미한다. 2003년작 영화 '킬빌'에서 우마 서먼이 입고 등장해 이소룡을 추억케 한 기억이 남는다. 참고로 1단계에서의 합기도고수는 우리나라 합기도 전수자였다.

 

 

이소룡의 근육 또한 신비에 가깝다. 작은 몸집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온몸의 잔근육들은 미세하게 최고 수위로 발달한 모습을 그의 거의 모든 작품을 통해 드러낸다. 예를 들어 맹룡과강에서 그가 몸을 품며 광배근을 보여주는 모습은 많은 이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권상우가 그런 모습을 보여주려 애썼으나 역부족이었다.

 

 

무엇보다 이소룡은 훌륭한 영화배우였다. 영화 정무문은 일본제국주의 야욕에서 고통당하던 시대적 상황을 반영했던 작품으로 이소룡 작품중에 가장 우울한 작품일 만큼 일본에 대항하는 시대정신 반영에 충실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포효하며 초부리를 겨누고 있는 서양군인들을 향해 날라차기를 하는 모습은 내가 본 이소룡의 연기모습 중 가장 탁월했다. 이 정무문은 1994년 이연결의 정무문에서 리메이크 되었으며, 한국에는 1997년에 방영한 견자단의 정무문으로도 리메이크 될 만큼 중국 무술액션영화의 상징 그 자체이다.

 

 

홍콩코믹배우의 대명사이면서 자신만의 영화스타일을 확고하게 가지고 있는 주성치 또한 이소룡을 존경하며, 자신의 영화 곳곳에 오마주한다. 소림축구에선 골키퍼에게 이소룡의 노란 트레이닝복 슈트를 입혔고, 희극지왕에서는 정무문의 연속 발차기를 선보였다. 그러면서 자신을 이소룡에 비유하는 것에 몹시 부끄러워할 만큼 이소룡에 대한 동경심이 강했다.

 

 

중국 무술액션영화사에서 이소룡이 차지하는 비중은 가히 상상을 초월하며, 그의 모든 아이콘격인 상징체들은 그 자체로 이소룡과 등가로 취급되고 있다. 연예인이라면 무릇 이정도로 자신의 가치와 방식을 투영하여 이 정도의 브랜드 파워를 만들어 내는 게 꿈일 것이다. 이소룡 이후에 이를 따를 자는 아직 없는 것으로 감히 나는 생각한다.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었던 영화배우이자 무술가였던 이소룡은 어린 시절 뿐 아니라,  현재에도 그대로 나에겐 영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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