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명동성당은 한국 카톨릭의 본당이며,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시기엔 이곳이 성모 마리아의 품처럼 피난처였고,  김수환 추기경이 돌아가신 후엔 많은 인파들의 추모를 위해 긴줄이 늘어선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명동성당은 한국 카톨릭의 아이콘인 것이다!

 

 

오랜만에 가을소풍으로 명동성당을 찾았다. 5년전에 왔을 땐 여름이어서 가볍게 사진만 찍고, 십자성호 기도를 한 후 나왔는데, 가을소풍 겸 온 명동성당은 단풍빛에 물들어 있었다.

 

 

 

마침 미사시간이어서 본당에 들어가려 했으나 많은 사람들이 문 앞까지 메우고 미사에 참여하고 있어 고개만 빼꼼하고 내민 다음 뒤뜰로 향했다. 성모 마리아상이 중앙에 배치되어 있었고, 옆에는 계성여고가 붙어 있었다.

 

카톨릭 신자들은 정성껏 기도를 올리고, 옆에선 가족들끼리 나들이를 나왔는지 옹기종기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명동성당이 워낙에 큰 건물이라 그런지 본당 뒷편에 마련된 고해성사를 하는 곳이 아담하게 꾸며져 있어 들어가 잘못을 뉘우치게 만들게 하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한바퀴를 돌아 사제관으로 향했는데 바로 앞에 있는 조형물이 내 눈을 사로 잡았다. 장동호 작가의 '사형선고 받으심'이라는 타이틀의 예수상이 서있었다. 가시관을 쓰고, 슬픔표정인 듯 깊은 상념에 젖은 듯 침울한 표정의 예수상을 바라보며 기독교의 진정한 정신은 '자기희생'이라는 걸을 다시 한번 떠오르게 했다. 한참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나는 오늘도 잘 살고 있는지를 반성해 본다.

 

 

늦가을 오후 깊어가는 단풍 풍경이 가득한 명동성당으로 소풍오길 잘했다 싶었다.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에 죄를 없애시는 주님, 찬미합니다!

반응형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