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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마을이라는 테마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마을! 얼마나 정겨운 단어란 말인가!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마을이라는 사회적 단위를 벗어나지 못한다. 물론 꼭 한 곳의 마을에만 정착하질 않는다. 거주 이전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는 대한민국에서 가정이라는 최소단위 사회공동체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교육적 이유로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옮겨다닌다. 마을의 의미가 이전에는 걸어다니는 도보거리를 근거로 형성이 되었지만, 교통의 발달로 우리는 이 마을에서 저 마을을 단 시간 내에 옮겨다닌다. 일례로 행정단위상 서울인 보라매공원 근방의 신길6동 마을에서 전철을 이용하면, 안산의 반월동이라는 마을까지 1시간이면 이동이 가능하며,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엔 그 절반이면 족하다! 이제 지역적 단위의 마을 개념을 벗어나 인적 구성 단위의 마을 개념이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질 지도 모르는 일이다! 여기에 SNS를 통해서 형성하는 온라인에서의 가상의 인적 구성과 마을 형성도 가능할 수도 있는 세상이다. 그만큼 인터넷과 모바일을 활용한 현대 사회는 좁아질대로 좁아졌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역적 단위의 마을은 영향력은 매우 강하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빵집과 슈퍼를 이용하고, 스포츠센터에서 같은 헬스장, 수영장에서 만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는 지역적 단위의 마을은 여전히 의미가 크다. 이러한 지역적 개념의 마을에서 형성되는 공동체가 최근 계속해서 그 사회적 의미가 강화되고 있다. 한마을에 사는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나 생활체육활동도 그 저변을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가까운 예로 새벽이나 저녁에 보라매공원을 나가보면, 많은 사람들이 줄을 지어서 각 공동체별로 모여, 맷돌체조를 하는가 하면, 기공체조, 조기축구, 인라인 스케이트, 마라톤, 축구, 테니스, 배드민턴 같은 활동에 열중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끔 그러한 풍경들을 바라다 보면, 수많은 마을 내 공동체가 유기적이면서 독립적으로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러한 생활체육을 넘어 이제 마을공동체는 그 저변을 취미에서 경제적 단위까지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가끔씩 보면, 관공서나 스포츠센터를 기점으로 무료 법률상담이나 무료 세무상담 코너가 마련되는가 하면, 몇해전 부터는 마을 변호사제도나 마을 세무사제도와 같은 대민서비스를 서울시 지자체에서 직접 기획하고 운용중에 있다. 뿐만 아니라 작년에 보라매공원에서 정기적으로 '농부의 시장'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 각지의 농산물 생산자들이 직접 자신의 생산물을 가져와 직접 보라매공원 근방의 마을사람들과의 직접적인 판매루트를 개척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마을공동체와 연계된 경제적 프로그램들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나 또한 마을공동체를 대상으로 한 마을기업을 지원한다는 설명회를 알리는 현수막을 본 것이 지난주였다. 왠지 눈에 끌렸다. 마을공동체와 연게된 마을기업! 왠지 모르게 매력적으로 모였다. 마을기업을 해보겠다는 직접적인 관심보다는 마을공동체를 대상으로 한 공공적 성격의 마을기업이 과연 무엇인지 궁금증이 일어난 것이다! 바로 현수막에 적힌 전화번호로 연락을 했다. 서울시마을기업지원센터에서 주관하는 설명회로, 서울시 각 지자체별로 마을기업을 발굴, 육성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 전화를 건 날이 마감일이었다. 5명이라는 구성원이 없으면, 심화교육은 받을 수 없으며, 개인적으로는 마을기업 입문전 교육은 가능하다고 한다. 일단 무슨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하는 기대감이 생겼다.



그리고 오늘 오후 동작구청에서 열린 서우릿 마을기업 설명회에 참여를 했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나와같은 단순한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었다. 자리에 앉아 교육을 기다리고 있는데, 연변말씨를 사용하는 분들이 모여서 뜨개질을 하고 있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분들은 북한에서 온 새터민분들로, 직접 뜨개질해서 만든 의료소품들을 생산하여, 서울시 마을기업 프로그램에 참여해 마을기업 사업비 지원을 구체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었다. 같은 자리에 있지만 나처럼 단순한 호기심을 가진 이들은 별로 없었다. 교육 중간중간 쏟아지는 서울시 마을기업 설명회 참가자들의 질문은 구체적이고, 실제적이며, 예리했다. 이미 마을기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서부터 곧 서울시 마을기업 사업비를 받아 창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 등 다양했다. 서울시 마을기업 사업비는 얼마이며, 그 순이익금의 몇 퍼센트를 손실충당금으로 적립을 해야하는지 등 전혀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말들도 쏟아졌다. 그들은 실제로 서울시 마을기업 사업비를 얻기위한 직접적인 목적을 가진 것이었다. 



정부사업지원자금을 위해 준비하는 것은 이전부터 들어 알고 있었지만, 서울시에서 마을기업을 인큐베이팅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는지는 사실 설명회에서 강의를 듣고, 참여자들의 질의를 통해 알게 된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이렇듯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교육을 듣는 내내 서울시 마을기업의 실제 케이스로 서울시 금천구 마을기업인 '민들레워커 협동조합'의 대표가 나와 서울시 마을기업의 한 사례로서의 자신들의 경험담, 마을기업의 의미, 향후 이를 잘 유지하고, 제기능을 할 수 있는 방식들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별 생각없이 참여한 서울시 마을기업 설명회였지만, 단순히 듣는 것만으로도 꽤나 도움이 되었다. 단순한 정보뿐 만이 아니라 그 설명회에 모인 이들의 진지한 눈빛과 열정에서 다시 한번 행동으로 옮기는 것에 대한 의미를 되새긴다.





서울시 마을기업 설명회의 교육을 받으며, 받은 책자에 관련 아이디어와 개념정리를 쓰다 보니 생각도 정리가 된다.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제까지 가지고 있던 마을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보다 구체화되는 기분이었다. 물론 서울시 마을기업을 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 마을공동체, 서울시 마을기업 등 마을에 둘러싼 사람들의 관심사와 움직임, 트렌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게 된 것이다!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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