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했던 치유체험, 그 후로부터 1년이 흐르다! 인생이란 덧없다는 말을 누가 했던가! 아직 인생의 절반도 채 살지 않았기에 이러한 의문을 갖는 것은 오만이나, 치기려니 하는 생각도 해본다. 2015년은 내 인생 전체에 있어 일종의 분기점과 같은 한 해 였다. 내 인생에 꽤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던 선생님 둘을 내 손으로, 내 의지로 내 삶속에서 쳐버린 해였기에 더욱 그리 하였다. 선생님을 언제나 원했다. 인간적인 살부딪힘과 함께 눈과 귀로 그들이 삶을 지켜 볼 수 있다는 사실은 매력적으로 다가 온다. 가장 근거리에서 실제적 삶을 살아가는 선생들의 모습속에서 나는 나를 돌아보고, 그들을 흠모하며, 배우려 했다. 그렇게 나의 일부는 만들어 진 것이다. 그런데 그 선생에 대한 흠모와 배움은 한편으로는 의지와..
신림역 포도몰 10층에 있는 롯데시네마에서 조조영화를 봤다.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이미 '내부자들'을 지난 연말에 본 후 너무나 감동을 받은 나머지,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이 나오면 꼭 보러 오겠다고 다짐했다. 갑작 스럽게 추워진 어제 아침 프리랜서의 유일한 장점인 자유로운 스케줄 조정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조조영화를 보기 위해 신림역 포도몰 10층 롯데시네마엔 온 것이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다. 이 사람들 다 뭐하는 사람들인지 사실 좀 궁금했다. 이리도 프리랜서가 많은 건지, 아니면 백수인지 말이다. 2번째 보는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은 역시나 재미났다. 끝나고 박수를 치고 싶었으나 쪽팔릴 것 같아 조용히 나왔다. 나와보니 신림역 포도몰 10층의 전망이 매우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신림역앞..
인생의 모습은 매우 다양하다. 이 다양함 속에 어떤 규칙이나 패턴들이 있지 않을까를 생각을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다. 그러나 언제나 여기에서 제기되는 문제는 갈등을 일으킨다. 사람의 운명론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신념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 주변에서는 자신의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사주를 보거나 타로라는 카드점을 치기도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알 수 없는, 오지 않은 미래를 조금이나마 컨트롤하고 싶어한다. 그 시도가 맞든 틀리든 사실 그 지점은 지금의 이야기와 별개다. 나는 사람들이 자신의 불투명한 미래를 통제하려고 하는 인간의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사실 이 시도가 얼마나 허무맹랑하고 불완전한지도 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역시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인류의 보편적 문제와 맥을 같이 한다. 인..
어렸을 땐 만화를 많이 좋아했다. 형과 난 만화책을 많이 사드렸고, 우리집은 거의 만화방에 가까운 수준의 만화책이 쌓였다. 학교의 친구들은 우리집에 오는 이유가 있었으니 바로 만화책을 보기 위해서였다. 어떤 놈은 우리집 만화책을 빌려가 꿀꺽하기도 했다. 성인이 된 이후 만화책에 대한 미련은 없었지만, 그래도 그때 내 만화책을 꿀꺽한 인간들은 기억한다. 1989년 12월 눈이 펑펑 오는 밤이었다. 형이 만화책을 사러 동네 서점에 간다는 것이다. 그 당시 잡지 만화책이었던 '아이큐 점프'라는 만화책이었다. 이 때가 아마도 처음으로 만화책을 산 날이 아닌가 싶다! 형이랑 함께 밤하늘 아득하게 내리는 눈을 맞으며, 만화책이 든 비닐봉지를 들고, 집으로 돌아간 기억이 선하다. 겨울은 참 이런 맛이 있는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