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강렬했던 치유체험, 그 후로부터 1년이 흐르다!


인생이란 덧없다는 말을 누가 했던가! 아직 인생의 절반도 채 살지 않았기에 이러한 의문을 갖는 것은 오만이나, 치기려니 하는 생각도 해본다. 2015년은 내 인생 전체에 있어 일종의 분기점과 같은 한 해 였다. 내 인생에 꽤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던 선생님 둘을 내 손으로, 내 의지로 내 삶속에서 쳐버린 해였기에 더욱 그리 하였다.




선생님을 언제나 원했다. 인간적인 살부딪힘과 함께 눈과 귀로 그들이 삶을 지켜 볼 수 있다는 사실은 매력적으로 다가 온다. 가장 근거리에서 실제적 삶을 살아가는 선생들의 모습속에서 나는 나를 돌아보고, 그들을 흠모하며, 배우려 했다. 그렇게 나의 일부는 만들어 진 것이다. 그런데 그 선생에 대한 흠모와 배움은 한편으로는 의지와 나태의 다른 모습이었음을 너무나도 늦은 나이에 깨달았다는 사실이 분노로 치솟았다.


선생이라는 존재! 그것은 나를 키우는 동시에 나를 제약하는 이중적이며, 모순적인 부분을 내포한다. 키우는 부분에 중점을 두면, 선생은 또다른 나의 자아이다. 나를 제약하는 부분에 중점을 두면, 선생은 족쇄로 작용한다. 가끔씩 선생을 배신했다는 이야기를 역사 속에서나 실제적 삶속에서도 들리기도 한다. 극단적이지만, 선생을 내치는 것이 선생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자신의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필요불가결한 요소로도 비추어진다.


반면 다른 극단에서는 중세적인 일들이 벌어진다. 작년 여름 내가 두 번째 선생이라고 생각한 이에게 칼질을 하고 나온 이후 얼마있지 않아 큰 이슈가 터졌다. 바로 인분 교수와 노예 제자의 이야기 였다. 처음에는 아끼며, 질책했다고 하던 제자를 교수는 다른 동료들을 시켜 제자의 입에 인분을 먹이고, 노예계약서에 가까운 차용증을 써 공증까지 받는 악마의 모습으로 변하는 이 초현실적 일이 동시대에 일어났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넘어 어떤 깨달음을 얻는 계기가 되었다.


제자는 그 인분교수의 영향력을 통해 자신의 바람이었던 '교수'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선생에게 매달린다. 그것은 제자가 노예로 변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제자는 자신의 힘으로 교수가 되려 하지 않았다. 교수의 리드와 영향력에 더 큰 매력을 느꼈던 것이다. 이는 그를 점점 나락으로 빠지게 했으니라!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따윈 없다. 그것은 결코 존재할 수 없다. 주어진 조건이 다르고,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관계도 다르다. 당연히 그러한 관계 속에서 성장한 개인은 다양한 가치관과 취향적 차이에서 자신만의 인생답안을 써간다. 효율적인 전략을 쓰려고, 다른 이들의 힘을 빌리는 경우도 있고, 여러 악조건을 이기고, 우뚝 서는 자수성가형 인간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남의 답안은 결코 내게 적절하다고 볼 수 없다. 



내가 행복하기 위한 나만의 답안은 결국 자신에게 모든 권리와 책임이 부여된다. 남의 반안을 참조할 수 있지만, 그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자신만의 몫으로 돌아온다. 그리하여 인생의 답안을 쓸  때는 언제나 자신을 깊이 돌아보고, 돌아보고, 돌아보아야 한다. 어느순간 인생답안을 쓰다가 자신은 없어지고, 남의 삶의 들러리로 전락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좌절하고 싶지 않다면, 이는 반드시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1년 전 오늘 이었다. 2015년 12월 16일 점심이 지난 오후 물끄러미 한 대상을 바라보다가 알 수 없는 듯한 밝고 신나는 기운이 내 척추를 타고 올라 뇌를 강타한다. 그 감정은 분명 '치유의 체험'이었다. 바다와 같은 마음이 샘솟는 기분이랄까! 분노와 복수심이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 부서진다!


그리고 나는 두 명의 선생을 내 삶 속 의지로부터 박리시킨다. 또렷한 내 의식으로 말이다. 그것은 '이전의 나'와 '이후의 나'를 구분짓는 분기점이 되었다.


1년이 지났다고 내 삶이 소설처럼, 유리구두를 신데렐라 처럼 순식간에 바뀌지는 않는다. 단지 나는 나를 본격적으로 탐색하고, 어떤 삶을 원하는지 묻게 된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점점 더 나를 단단히 만들 것이다.



이제 나는 치유체험으로 회복한 깊숙한 내면의 나에게 현실을 이야기해준다. 어떻게 내면과 나와 외면적 삶의 나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강렬한 갈구심의 발로!


난 정말이지 나이고 싶다. 나인 모습을 찾아 누군가의 방해전략에도 흔들림없이 나로써 살고 싶다. 치유체험 1년간의 삶의 요점은 이렇게 정리가 된다.


"내 성을 쌓고, 내 칼과 창을 만들어 성을 지켜라!"


이것이 지금 내게 주어진 당위적 명제이다. 물론 이를 위한 방책은 수도 없이 많으리라! 나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내가 만든 배를 타고, 그렇게 그렇게 끝까지 가보려 한다!


반응형
댓글
반응형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