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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목, 금, 토, 이렇게 3일간 내 인생 최초의 선택퍼레이드과 벌어졌다. 이 선택에서 그간 나의 삶이 압축되어, 나를 자극하고, 결정하게 했다. 아마도 작년과 올초의 경험과 자각, 마음먹음과 같은 일련의 삶의 굴곡과 인생살이에 대한 로그북이 톱니바퀴 맞물리듯이 흘러갔다.


인생이란 무엇일까? 인생이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 질문만큼 허망한 것이 없지만, 결코 인생을 살면서 제쳐두고 살 수 없는 상황이 많이 도래하게 됨을 우리는 잘 안다.


그딴 질문은 결코 세상을 살아가는데 유익하거나 실용적이지 않으니, 그런 고민을 할 바엔 그 순간 더 이로운 삶을 창출하는데 시간을 쓰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고뇌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자각활동이고, 그것이 인간을 인간답게 한다고 하는 이들도 있다.


인생은 정답이 없으니 그냥 내가 살고 싶은 대로, 행복할 수 있게 살면 된다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모든 이들의 주장은 각자의 입의 갯수만큼 존재하고, 일면은 맞고, 일면은 그르다. 왜냐? 나 또한 인생엔 정답도, 정해진 규칙도 없다는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본능이 행복과 이익을 위해 사는 것이라고 우리는 알고 있다. 최근 보았던 BBC 다큐멘터리 '헌트'를 보았을 때, 생존을 위해 다른 이들을 잡아 먹을 수 밖에 없는 숙명의 동물들은 고뇌하지 않는다. 오로지 생존을 위해 그것은 허용된다. 벌레를 잡아먹는 사마귀와 사마귀를 잡아먹는 거미, 그리고 그 거미를 잡아먹는 또 다른 거미! 먹이사슬은 더 상위의 포식자로 이어진다. 



인간은 그 먹이사슬 최상층에 존재하지만 인간만이 규칙을 짜 일정한 문화와 체계를 형성한다. 물론 동물들에게도 이러한 군집생활을 위한 일정 패턴은 있다지만, 같은 종족의 생명을 빼앗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부당하다고 분류되어 지는 경우 처벌하는 시스템이 견고하게 짜여져 있는 것이 인간계의 모습이다. 


내가 사는 사회에서는 이제 이 도덕률과 관습이 촘촘하게 짜여있어 행동이 부자연스럽게 되는 경우가 꽤나 있다. 이를테면, 모든 이들에게 존재하는 생애주기에 걸맞는 관습체계가 그러하다.


태어나면, 기저귀를 갈아입히고, 젖을 물리며 부모로서 책임감있게 자녀를 부양해야 한다. 아이가 의무교육을 마치고,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교육을 시켜야 한다. 성인이 된 이후에는 남자의 경우, 군대를 갔다와야 하고, 갔다와서는 취직과 연애, 결혼을 해야 한다. 결혼 후에는 내집마련을 해야 하고, 자녀를 낳아 다시 이 싸이클이 돌아가게 해야 한다.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부모님이 아프시면, 병원에 모셔가 치료를 받게 해드려야 하고, 돌아가시면, 상을 치뤄야 하며, 가정마다 다르지만, 명절과 기일에 제사를 지내기도 한다. 이 관습적 활동은 대를 물려 반복된다.


우리의 경우, 나이를 중시하고, 나이에 맞는 행동과 의무가 있다고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만약 이 시스템에서 좀 비껴나가면, 그들의 시선은 변하게 된다. 그 촘촘한 시선속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고, 살아가야 한다.


한때는 그 시선을 무시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나만 행복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어린 생각이다. 인생은 홀로 존재하거나,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존재! 설사 내가 자유로워진다고 믿는다고 해도, 우리의 부모와 형제가 영향을 받는다. 이 시스템은 각 사회마다 다르지만, 그 사회내에서는 강력하게 존재한다.


나는 지난 주 3일간 급작스러운 선택의 기회에 이전까지의 정책을 바탕으로 매우 신속하게 결정하고, 행동으로 옮겼다. 그리고, 다시 하루만에 그 선택을 깨버리고, 번복하는 또 다른 선택을 신속하게 내렸다. 그것도 이전과는 스트레스 강도가 낮았고, 더 빨라졌다는 나에게는 매우 획기적인 변화의 실감이었다.



또한 현재의 내모습을 매우 실랄하게, 뼈아프게도 느꼈다. 그전처럼 괴로워 하거나 자책하기 보다 '앞으로 열심히, 부지런히 노력하며 살자'라고 다짐하는 매우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방향의 사고를 하게 되었다. 지난 1년간의 혼동이 정리가 되는 순간이었다.


그 과정에서 나를 둘러싼 많은 이들의 도움과 격려, 위로가 있었으며, 기대를 저버리는 실망도 끼어 있었다. 그러나 분명 그안에는 나의 선택이 내 생각과 의지대로 통제되고, 실행되고 있다는 장악력을 충만하게 느끼고 있었다. 현실은 힘들고 괴롭지만, 희망이라는 에너지가 저 밑바닥에서 스물스물 그 움직임이 포착되는 느낌!


이제 그 불씨를 깨워 활활 타오르게 하는 것만 남았다. 이 과정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부단한 노력과 관리, 피드백과 실행이 필요하다!


인생! 정답이 없는 인생! 그러나 언제나 우리는 그 인생살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이고, 어떤 선택에 따라서 나의 삶의 양태는 전혀 달리 펼쳐진다. 나의 과거 선택이 비효율적이고, 맹목적이고, 독단적이었다면, 이제는 그 물꼬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틀고 있다. 왜냐? 그래야 내가 행복해질 수 있고, 내 주변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은 선택의 예술! 어떤 선택을 하든지 시간이 들어가고, 그 결과는 언제나 확연히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마무리 지점에서 다른 선택의 기회는 찾아오게 마련이다.


나의 선택의 기준은 무엇일까? 간단하다.


"나의 칼자루를 쥐고, 선택의 방향과 진로를 내 이익과 의지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


오고 가는 밤기차와 아침기차의 사이에서 나는 전혀 다른 내가 되었다.



밤기차에 몸을 싣었을 때와 아침기차에 올라탔을 때의 간극! 그것은 이세상과 저세상을 나누는 상징마냥 내 가슴에 들어 자리를 잡았다.



추신

-자각의 기회를 주신 외할머니와 외삼촌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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