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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돼지 500걸음, 반성과 체험의 기록

쓰는 행위가 곧 배우는 행위임을 깨우치게 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배워가는 500걸음을 걸어왔다. 글쓰는 행위를 돼지가 한다는 것이 이 공간의 이미지였는데 글쓰는 돼지를 이 블로그의 이름으로 지은 것은 일상적 의미정도에 그친다.

많은 닉네임 중 돼지라는 별명을 선택한 이유는 친근하기 때문이다. 많은 우화와 소설에서 돼지는 여러 의미를 함축하는 상징과 같다. 

아기돼지 삼형제에서는 세 마리의 돼지가 자신의 가치와 개성에 맞는 집을 짓지만, 곧 늑대의 힘에 의해 무너지는 집을 보게 된다. 막내의 벽돌집만 무너지지 않아 빠르고 간편하게 짓기 보다는 튼튼하고 여유를 갖고 짓는 집이 위험에서 안전하다는 교훈을 전달한다.

조지 오웰이 지은 동물농장에서 돼지 나폴레옹은 혁명가이면서 독재자를 은유적으로 그려진다. 돼지는 탐욕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다산과 부유를 상징하기도 한다.

다채로운 의미가 돼지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표현되고, 담겨진다. 그러한 돼지가 글을 쓴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흥미롭다. 넉넉한 뱃살을 자유롭게 방임한 채 잉크를 머금은 만년필로 글을 쓰는 돼지는 그야말로 만화같은 이미지다.

글쓰는 돼지는 다양한 의미를 함유한 돼지가 세상을 살아하가면서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일들을 글로써 표현한다. 여기서 '생각하다'라는 행동이 글쓰는 돼지에게는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한다. 

오감을 통해서 받아들인 정보와 시련들을 삶에서 현출하고, 거기서 나타나는 문제들을 상황과 처지에 맞게 헤쳐나가며, 기록을 남기는 것! 이것이 현재까지 글쓰는 돼지의 모토였다.

500걸음을 걸어 기록한 글쓰는 돼지는 실수와 게으름, 방치와 조울증세 등 다양한 감정현상과 시행착오를 겪어왔다. 그래도 중단하지 않았기에 글쓰는 돼지는 500걸음이나 걸을 수 있었다.

500건의 글을 발행한 글쓰는 돼지는 지나온 과거를 돌아보며, 반성과 체험을 때론 신중하게, 때론 성급하게 오락가락하며 펜질을 했다. 여전히 방황을 하는 건 마찬가지다. 앞으로의 기록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는 지금으로선 속단할 수 없다. 단지 내가 가는 길에서 생각하는 것을 기록할 뿐이다.

글쓰는 돼지의 500걸음은 밑거름이 되어 앞으로 1000걸음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그간 수고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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