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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간 지 언제인지 기억조차 흐릿하다. 어렴풋이 기억하는 것이 2013년 12월 겨울 변호인이라는 영화를 본 것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그 이후 삶의 팍팍한 것이 영화를 보러가는 것이 사치가 아닌가 하고 생각했더랬다. 또한 영화말고도 볼 것이 너무나 많지 않던가. 그래도 영화관에 직접 가서 영화를 보는 것은 상당히 이색적인 경험이다. 일단 직접 그곳에 찾아가야 하고, 어두컴컴한 분위기와 대형화면에 빵빵한 음향까지!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은 나름 운치있는 문화생활이다.


정말 간만에 영화를 보고 싶었다. 빅히트작이 연일 평이 좋아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보았다는 영화를 굳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으나 이번에 꼭 보고 싶은 영화가 개봉을 했다. 바로 '헝거게임: 더 파이널'! 이 시리즈가 총 4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난 이 영화 시리즈 모두를 케이블 방송에도 봤다. 첫 시리즈를 보고, 매우 큰 잔상이 남았다. 예전 어떤 영화를 떠올리게 했다. 일본영화 '배틀로얄'과 헐리웃영화 '매트릭스'! 이 두 영화가 영화내내 오버랩되었다. 스토리 또한 매우 참신했고, 주인공 캣니스 애버딘 역을 미친듯이 연기해내는 새로운 헐리웃의 신성인 제니퍼 로렌스에 푹 빠져들었다.


워낙에 '해방'이라던가, '저항', '불볼종', '혁명'과 같은 테마들을 좋아하기에 이 모든 테마를 시리즈로 녹여낸 헝거게임의 시나리오 작가에게 찬탄을 하기도 했다. 그마만큼 이 영화의 흡입력은 대단했다. 이 영화의 완결편이 나온다길래 참으로 큰 기대감을 안고 함께 보러갈 사람들을 수소문 했으나 하나같이 이 시리즈를 모두 본 사람이 없었다. 아! 이제 안되겠구나 싶어 혼자 영화관을 가기로 했다. 신림역 CGV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여서 가벼운 마음으로 그것도 아주 싸게 보고자 조조할인을 알아봤다. 가능하면 12월 1일을 맞춰 보려 했으나 조조할인이 없어 다음날로 연기했다.



그런데 일어나 보니 빌어먹을!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바람같이 세차게 불어주신다. 이 비바람을 뚫고 가야하나 싶기도 했지만 지금 내가 보려고 하는 헝거게임: 더 파이널의 테마가 억압에 대한 저항과 불복종 아니던가! 이런 비바람의 저항도 이겨내야 영화를 볼 자격이 있는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하진 않았다. 애써 비바람을 맞으며 보라매공원을 걸어갈때 왠지 실수한 느낌이 났지만, 이런 식으로 나를 위로했다. 보라매공원의 풍경은 비바람에 을시년스러웠다. 




보라매공원을 거쳐 빌딩거리를 걸어가는데 빌딩들의 좁은 통로로 바람이 몰아닥치는 순간 내가 지금 뭐하는 짓인가 싶었다. 그러나 벌써 7부능선인 보라매공원까지 와서 포기할 수는 없었다. 


신림역 패션 문화의 거리를 지나 신림역 지하도를 거쳐 포도몰이라는 빌딩으로 들어선다. 상가가 문이 다 닫혀 어디로 들어가는지 잠시 혼동되었으나 무사히 입성하여 10층으로 올라갔다. 평일이라 역시 로비는 한산했다. 



티켓창구로 가 헝거게임: 더 파이널 조조할인 표를 끊었다. 



무려 가격이 6천원! 조조할인, 참 볼 만하다. 더욱이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 영화관이 있고 이렇게 싼 가격으로 볼 수 있었는데 괜히 그간 궁상을 떤 게 아닌가 싶었다. 



표를 들고, 14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 발을 디디고 올라가자 점점 신림역 사거리 뿐 만 아니라 보라매공원 빌딩들도 보이는 것이 경치가 좋았다.



8관으로 들어서려하는데 너무나 간만에 와서 그런지 설레기까지 한다.



 자리에 앉아 부푼 기대를 안고 드디어 헝거게임: 더 파이널의 막이 오르길 기다린다! 

모킹제이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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